담배 이야기

일상의 단상들 2007. 10. 20. 21:32 |
 2002년 담배를 한창 입에 달고 다니던 시절에 적었던 글이다. 지금은 담배를 끊은지 5년 가까이 지났으니까, 아마 이 글을 쓰고 몇 달 안돼서 담배를 끊었을거다. 글의 마지막처럼 모든 것을 다 이길만한 날이 와서 담배를 끊은 것은 아니고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당시엔 담배를 끊지 않으면 정말 안될 정도로 몸이 나빠졌었다는 것이다. 오랫만에 다시 읽어 보니까 유치하기도 하지만 옛 생각이 나서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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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점점 더 이 땅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smoker 다.
모두들 기피하고, 모두들 멀리 하는 smoker지만 아직까지
담배를 끊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해 본 적은 별로 없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마찬가지로 담배를 피는 사람들은 담배로 스트레스를 푸는 거다.
그럼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담배는 건강을 해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롭지 않느냐라고.
그럼 난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 죽고 사는 거 천명 아니겠느냐.
심한 주사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느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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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담배를 많이 피는 편은 아니다.
보통 2~3일에 1갑.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는
하루에 반갑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요즘 같이 기분이 우울한 나날이면 문득 깨닫곤 한다. 담배가 많이 늘었구나 하고.
예전엔 그럼 다시 줄이고 원 상태로 복귀하곤 했지만
요즘은 그렇진 않다. 그냥 피는 대로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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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중에 담배로 인해 아프게 된다면
담배 폈던 걸 후회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후회 안하는게 이상한 거겠지
하지만 아직 나는 그런 걸 먼저 걱정할만치 어른이 못된다.
나 즐겁고, 나 편하고, 나의 안녕을 쫓는 이기적인 녀석이다.
물론 담배가 내 건강을 해치긴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담배를 끊어야 할 이유보다
피워서 나를 다스려야 할 더 절박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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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담배를 피게 된 이유는 매우 유치했다.
일찍 죽고 싶어서...
이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란 건 알지만 그때의 나는 정말 그랬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유치하다. 지금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걸.
사람이란게 그렇지 않나 싶다.
이 세상에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것처럼 지금의 이 시간도 결국 그렇게 잘 지나가기를 바래본다.
위의 사진은 내가 제일 처음으로 폈던 담배. K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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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패닉의 '달팽이'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에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왜 푸른 연기인지 아나?
실제로 담배를 태울 때, 입에서 나오는 연기가 아닌
담배 끝에서 직접 나오는 연기를 햇살에 비춰보라.
어슴푸레 푸른 색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담배의 탄소 성분 때문이다.
그리고 몸 안을 거쳐서 나오는게 흰 연기인 이유는
니코틴, 타르 등의 유해물질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화학 작용을 통해 수증기로 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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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는 거 하나 가지고,
참 많은 궤변을 늘어놓지 않았나 싶다.
결국 언젠가는 담배를 내 손에서 놓게 되겠지.
그 무언가를 다 이길만한 그런 날이 온다면.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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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바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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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injayworld.tistory.com BlogIcon 재두 2007.10.21 00:4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ㅎㅎ 담배..저도 중학교 3학년 때...부x친구때문에...시작했다가
    끊는데 2년이나 걸려버렸다는....

    축구할 때 흡연 before/after 가 정말
    뼈저리게 느껴지죠ㅠㅠ ㅋㅋ

    여튼 끊으셨다니 다행 ㅎㅎㅎ

  2. Favicon of http://grey-chic.tistory.com/ BlogIcon 필그레이 2007.10.26 22:5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그래서 달팽이 노래에 그런 가사가있는걸까요.ㅋㅋ 푸른연기...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담배는 대학때 학생회 있을 때 잠깐 피웠었는데...지금은 입담배머저 끊고 바른생활을 하고있지요.ㅋㅋ뭐 가끔 술 진탕 마실때 한번씩 피긴하지만...다음날 남아있는 담배냄새를 싫어하는 거 보면 별로 저와는 맞지 않는 녀석같아요.ㅎㅎㅎ